지난해 19일, 키움의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조상우가 기아로 트레이도 됐다. 기아는 키움에 현금 10억원과 2026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4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리빌딩으로 팀 기조를 정한 키움 히어로즈이기 때문에 올 시즌 중반부터 조상우의 트레이드 설은 끊이지 않았다. 후반기 어깨 부상으로 시즌 중 트레이드는 무산 됐으나 결국 기아 타이거즈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기아는 최형우, 양현종, 나성범, 김선빈 등 베테랑 선수들이 굳건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이들의 올 시즌 WAR 총합은 무려 10.66이다). 게다가 김도영의 포텐이 완벽히 터지고 변우혁, 윤도현, 김도현 등의 젊은 선수들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앞으로의 2~3년 남짓이 기아가 왕조를 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생각한다.
그렇지만 기아는 올 시즌 FA 시장에서 지난 3년간 178이닝을 던지며 팀의 든든한 마당쇠 역할을 했던 장현식을 LG에 떠나보냈다(4년 52억). 보상 선수로 강효종을 데려왔지만, 미래 자원으로 분류되고 장현식의 역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왕조 건설을 위해 든든한 불펜은 필수적이다. 2000년대 후반 SK는 정대현, 정우람, 윤길현 등 불펜을 중심으로 한 벌떼 야구로 왕조를 구축하였고, 2010년대 초반 삼성 역시 정현욱, 오승환, 권혁, 권오준, 안지만(JOKKA 라인)을 바탕으로 왕조를 건설했다. 기아도 이를 알기 때문에 지명권 2장 소모를 감수하고 조상우를 데려온 것으로 보인다.
조상우가 한화 이글스에 왔다면?
풍문으로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한화도 올 시즌 중 조상우 트레이드에 관심이 있었다고 한다. 키움에서 제안한 반대급부는 1라, 2라운드 지명권 + 현금이었다고 한다. 물론 최근 한화도 윈나우 무브이기 때문에 조상우를 영입하면 무조건 좋다. 하지만 여러 리스크가 있어 무리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 1라 지명권의 가치
한화와 기아의 지명권 가치는 다르다. 올시즌 한화는 8등을 기록했기 때문에 지난해 순위 역순으로 진행되는 2026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세번째로 지명 할 수 있고, 기아는 열번째로 지명 할 수 있다. 즉, 같은 1라 지명권으로 한화는 전국 3등을 기아는 전국 10등을 데려올 수 있다.물론 이후 육성에 따라 지명 순위는 많이 퇴색되는 것이 사실이다. 더 빨리 지명된 선수가 무조건 KBO 리그에서 더 좋은 활약을 보이는 법칙 같은 건 없다. 그러나 대부분 팀에서 상위 라운드에 지명 예상하는 선수는 거기서 거기다. 그리고 그 선수들이 리그에 잘 적응할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드래프트는 100%의 확실한 성공은 아니지만, 데이터를 바탕으로 높은 확률의 도박을 하는 것이고 지명 순서가 빠를수록 도박에서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조상우가 내년 시즌 보여줄 가치보다 지명권의 가치를 더 높게 계산한 한화이다.
2. 부상
조상우는 올 시즌 전반기 40경기 방어율 3.03, 8홀드, 5세이브로 순항했으나 어깨, 팔꿈치 부상으로 후반기 단 4경기 등판에 그쳤다. 기아는 이례적으로 트레이드 이튿날 조상우의 MRI 검진 결과를 공개하며 건강에 이상이 없음을 밝혔다. 그렇지만 내년 시즌 조상우가 건강하게 한 시즌을 치룰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3. FA
조상우는 2025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최악의 경우는 지명권 2장 + 현금을 주고 데려왔는데 잔부상으로 제대로 쓰지도 못하거나 부진했는데, FA 일수는 채워서 팀을 떠나는 그림이다.
결론
한화 입장에서는 박상원, 김범수, 이태양, 주현상 등 상대적으로 불펜이 풍족한 팀에 속한다. 내년 시즌 가을 야구 진출, 더 나아가 그 위를 노리고 있는 한화이지만 1라, 2라 지명권을 주며 조상우를 영입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1년 후에 강백호랑 함께 FA로 데려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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